온 가족이 함께 만드는 ‘삶의 교과서’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왔습니다. 황금빛 들판처럼 풍요롭고 넉넉한 시간이지만,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마음 한편에는 '교육'이라는 숙제가 자리 잡고 있을지 모릅니다. 긴 연휴 동안 아이의 학습 습관이 흐트러지지는 않을까, 혹시 뒤처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하지만 잠시 생각의 방향을 바꿔보면 어떨까요? 추석 연휴는 교과서를 잠시 덮고, 온 가족이 함께 삶의 지혜를 배우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책상 앞에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가치들을 아이의 마음에 심어줄 절호의 기회입니다.
1. 전통의 향기 속에서 '뿌리'를 배웁니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는 이런 분이셨어"와 같은 대화는 아이에게 '나'라는 존재가 수많은 조상들로부터 이어진 소중한 존재임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합니다. 아빠, 엄마의 어릴 적 추억을 함께 회상하며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이는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아이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에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2. 북적이는 관계 속에서 '소통'을 익힙니다
추석은 3대가 함께 모이는 소통의 장입니다.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아이의 손을 잡고, 할아버지, 할머니, 친척 어른들께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네도록 이끌어주세요. 어른들과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 법, 두 손으로 물건을 받고 감사함을 표현하는 법 등은 사회성을 기르는 중요한 밑거름이 됩니다.
함께 송편을 빚는 시간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협동 학습의 기회입니다. 조물조물 반죽을 만지고 소를 넣으며 소근육을 발달시키고, "네 송편이 가장 예쁘구나", "힘들었지만 함께 만드니 금방이네"와 같은 칭찬과 격려는 아이에게 협력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안겨줍니다. 내가 만든 송편을 가족들과 나누어 먹으며 공동체 의식과 나눔의 기쁨도 배울 수 있습니다.
3. 신나는 놀이와 쉼 속에서 '문화와 여유'를 즐깁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윷놀이 등 함께 하는 전통놀이를 경험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디지털 기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적 즐거움 속에서 우리 고유의 문화를 체험하고, 승패를 떠나 함께 웃고 즐기며 규칙을 배우고 관계를 형성하는 법을 익히게 됩니다.
또한, 긴 연휴 동안 아이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을 '쉼'의 시간을 선물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빡빡한 스케줄에서 벗어나 멍하니 하늘을 보거나, 자유롭게 뒹굴며 스스로 놀 거리를 찾아보는 시간은 아이의 창의력과 자율성을 키워줍니다. 진정한 쉼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최고의 보약입니다.
추석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풍요로운 명절입니다. 이번 추석에는 아이의 손에 할머니의 따뜻한 손을 쥐여주고, 학원 가방 대신 함께 빚을 송편 반죽을 놓아주세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함께 웃고, 이야기하고, 부대끼며 보내는 시간이야말로 우리 아이를 더욱 지혜롭고 따뜻한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최고의 교육이 될 것입니다.
